트럼프 행정부, 예측시장을 위해 3개 주를 고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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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예측시장을 위해 3개 주를 고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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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마켓 뉴욕 팝업 스토어, 규제가 모호한 공간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챙기려는 시도
폴리마켓 뉴욕 팝업 스토어, 규제가 모호한 공간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챙기려는 시도

4월 2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일리노이, 애리조나, 코네티컷 3개 주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CFTC가 주 정부를 직접 고소한 것은 역사상 처음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이 주들이 칼시와 폴리마켓을 포함한 CFTC 등록 예측시장 플랫폼에 "불법 도박"이라며 운영 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소송장에는 각 주의 주지사와 법무장관, 주 게이밍 위원회가 피고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CFTC의 핵심 주장은 명확합니다. "예측시장은 연방법(상품거래법, CEA)에 따라 CFTC가 독점 관할권을 가지며, 주 정부가 도박법으로 이를 막을 수 없다."

1. CFTC 의장 마이클 셀리그, 예측시장의 방패를 자처하다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CFTC 의장,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CFTC 의장,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이번 소송의 중심에는 트럼프가 임명한 CFTC 의장 마이클 셀리그가 있습니다. 셀리그는 취임 이후 예측시장에 대해 일관되게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올해 2월, 셀리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CFTC는 더 이상 과잉 규제를 일삼는 주 정부들이 연방 기관의 독점 관할권을 훼손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말뿐이 아니었습니다. 네바다 주가 크립토닷컴을 상대로 규제 소송을 걸자 CFTC는 법원에 우호적 의견서를 제출하며 크립토닷컴 편을 들었고,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되던 정치/스포츠 이벤트 계약 금지 규정(안)을 철회해버렸습니다.

셀리그가 구성한 '혁신 자문위원회'도 눈에 띕니다. 35명의 위원 중 폴리마켓, 칼시,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등 예측시장·크립토 기업 CEO들이 대거 포함된 반면, 소비자 보호 단체 관계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원래 CFTC는 독립 규제기관이라는 점입니다. 법적으로는 대통령이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없는 구조이지만, 의장 임명권을 통해 사실상 정책 방향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셀리그의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와 정확히 일치하고 있습니다.

2. 예측 시장 규제 완화, 트럼프 가문의 뜻?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칼시와 폴리마켓 양쪽에 이름을 올린 인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칼시와 폴리마켓 양쪽에 이름을 올린 인물

이 소송이 단순한 연방 vs 주 관할권 싸움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Donald Trump Jr.)의 존재입니다.

트럼프 주니어는 2025년 1월 칼시의 전략 자문위원으로 합류했고, 이후 자신의 벤처 캐피탈 1789 캐피탈(1789 Capital)을 통해 폴리마켓에 "수천만 달러 규모(약 수백억 원)"를 투자한 뒤 폴리마켓 자문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예측시장 업계의 양대 거물에 동시에 발을 걸친 셈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트럼프 미디어 그룹(TMTG)은 자체 예측시장 플랫폼 '트루스 프리딕트(Truth Predict)'의 런칭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해당 플랫폼은 지난 10월 발표된 이후, 아직 제품이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가문의 예측 시장에 대한 우호적 관점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통령의 아들이 칼시와 폴리마켓 모두에 투자하고 자문하면서, 대통령이 임명한 CFTC 의장이 이 회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 정부를 고소하고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주니어 측 대변인은 CNN에 "그는 예측시장에서 직접 거래하지 않으며, 역할은 마케팅 자문에 한정된다. 정부와의 로비 활동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해충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3. 주 정부들의 반격, "이건 도박이다"

미국 내 만만치 않은 예측시장 합법화 반대 여론 -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
미국 내 만만치 않은 예측시장 합법화 반대 여론 -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

이러한 트럼프 가문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 등은 이를 "정실 자본주의(cronyism)"라고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소송 당사자인 주 정부들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이들의 핵심 주장은 간단합니다. "예측시장은 도박이지, 금융 상품이 아니다."는 것이죠. 실제로 칼시 거래량의 약 90%, 폴리마켓 거래량의 약 50%가 스포츠 관련 계약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도박이 아니라고 보는 게 오히려 어려운 상황이죠. 유타 주지사 스펜서 콕스는 "당신들이 열렬히 옹호하는 이 예측시장은 도박입니다, 순수하게 도박 그 자체"라고 직격했습니다.

각 주의 대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 일리노이: 2025년 4월부터 칼시, 크립토닷컴, 로빈후드에 운영 중지 명령을 보냈고, 2026년 1월에는 폴리마켓에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 애리조나: 한 발 더 나아가 칼시를 상대로 형사 고발까지 진행했습니다.

  • 네바다: 연방법원에서 칼시에 대한 임시 접근금지명령(TRO)을 받아냈습니다.

🤔 사실 주 정부들의 논리도 일리가 있습니다. 예측시장 플랫폼들은 18세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는 반면, 대부분의 주에서 도박 허용 연령은 21세입니다. 즉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보면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거죠. "연방 규제만으로 충분하다"는 CFTC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4. 폴리마켓 유저에게 이 싸움이 중요한 이유

물론 소송의 경과를 봐야 알겠지만, 이 소송의 결과는 폴리마켓의 미국 시장 존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 폴리마켓은 2025년 11월 CFTC로부터 수정된 지정 명령(Amended Order of Designation)을 받아 미국 시장에 복귀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각 주에서 도박법을 적용해 접근을 차단하면, 연방 차원의 허가가 있어도 실질적으로 서비스가 불가능해집니다.

CFTC가 이번 소송에서 승리하면 "예측시장은 도박이 아닌 연방 규제 금융 상품"이라는 판례가 만들어지고, 폴리마켓을 비롯한 예측시장 플랫폼들은 미국 전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패소하면, 주마다 다른 규제를 적용받게 되어 예측시장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번 소송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관할권 다툼, 그 가운데에 대통령 가족의 이해관계까지 얽힌 복잡한 구도입니다. 예측시장이 "합법적인 금융 혁신"인지 "포장된 도박"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법원이 내리게 됩니다. 과연 CFTC는 예측시장의 방패 역할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요?

✍️ TL;DR

  • CFTC가 역사상 처음으로 일리노이, 애리조나, 코네티컷 3개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예측시장에 도박법을 적용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

  • 트럼프 주니어가 칼시 자문 + 폴리마켓 투자로 양쪽에 모두 걸쳐 있으며, TMTG는 자체 예측시장 플랫폼(Truth Predict)까지 준비 중

  • 이 소송의 결과가 폴리마켓의 미국 시장 합법성을 결정짓게 될 가능성이 높음

📎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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