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폴리마켓에 6/3 지선 마켓이 열렸다

전국이 6월 3일 지방선거로 떠들썩한 가운데, 며칠 전 폴리마켓에 한국 지방선거 마켓이 한꺼번에 올라왔습니다. 서울, 부산, 인천, 경기, 충남, 강원, 대구. 7개 광역단체장 선거가 대상입니다.
마켓의 형식은 모두 같습니다. 단순히 누가 당선되느냐가 아니라, 1위와 2위의 득표율이 얼마나 벌어지느냐, 즉 득표율 격차(margin of victory)를 구간별로 나눠서 다룹니다. "3% 미만", "3~6%", "6~9%", "9% 이상" 같은 식이죠.
이번 지선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 이른바 허니문 선거입니다. 선거 초반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전국적 우세가 점쳐졌습니다. 그런데 5월 들어 격전지 곳곳에서 같은 흐름이 관측됐습니다. 막판으로 갈수록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가 좁혀진 것입니다. 충남과 대구가 특히 극적이었습니다.
하필 지금 이 마켓들이 의미를 갖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6일 전인 오늘(5월 28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새로 공표할 수 없습니다. 6월 3일 출구조사가 나오기 전까지, 우리가 가진 마지막 공식 숫자는 5월 27일까지 발표된 조사들뿐입니다. 그 숫자들이 각 지역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었는지, 마켓이 열린 7곳을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2. 서울, 조사마다 엇갈리는 양강 구도

서울은 7곳 중에서도 가장 굵직한 매치입니다. 3선 성동구청장 출신의 정원오(더불어민주당)와, 현직 서울시장이자 통산 4선에 도전하는 오세훈(국민의힘)의 양자 구도입니다. 마켓이 양쪽 모두에 격차 구간을 깐 두 지역 중 하나인 만큼, 폴리마켓도 승부를 안갯속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지막 공표 조사들은 방향이 크게 엇갈렸습니다. 위 리얼미터 조사(뉴스핌 의뢰, 5월 24~25일)에서는 정원오 48.8%, 오세훈 41.4%로 정원오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지만, 비슷한 시점의 여론조사공정 조사(펜앤마이크 의뢰, 5월 25~26일)에서는 오세훈 44.0%, 정원오 43.6%로 오세훈이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같은 후보를 두고 7%p 우세와 0.4%p 역전이 공존한 셈입니다. 부동산이 최대 쟁점이고, 중도층이 두꺼운 마포, 용산, 성동 등 한강벨트가 격전지로 꼽힙니다.
두 후보 모두 검증대에 올라 있습니다. 오세훈은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을 두고 안전 책임론 공세를 받고 있는데, 정부가 실태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오세훈 측은 "시공사 문제를 선거에 끌어들인 정치 공세"라고 반박합니다.
정원오는 30여 년 전 폭행 사건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1996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을 받은 건인데, 국민의힘 측은 "여종업원 외박 강요 과정의 폭행"이라고 주장한 반면 판결문에는 정치 견해 차이로 인한 다툼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정원오는 "폭행은 이유를 막론하고 사과한다"면서도 외박 강요 주장은 "허위·조작"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앞서 성동구청장 시절 여성 공무원만 동행한 해외 출장을 둘러싼 부적절한 관계 의혹도 제기됐다가 다소 가라앉았습니다.
3. 부산, 0.2%p까지 좁혀진 초접전

부산은 마켓이 서울과 함께 양쪽 모두에 격차 구간을 깔아둔 또 하나의 안갯속 지역입니다.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전재수(더불어민주당)와 현직 시장 박형준(국민의힘)의 양자 구도입니다.
추세가 인상적입니다. 5월 중순 코리아리서치 조사(MBC 의뢰, 5월 16~17일)에서 전재수가 6%p가량 앞섰는데, 리얼미터 조사(뉴스핌 의뢰, 5월 23~24일)에서는 전재수 44.8%, 박형준 42.8%로 격차가 2%p로 좁혀졌고, 마지막 공표 조사인 J2인사이트랩 조사(문화일보 의뢰, 5월 24~25일)에서는 전재수 43.9%, 박형준 43.7%로 0.2%p까지 붙었습니다. 보수층 재결집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7곳 중 막판 변동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4. 경기와 인천, 민주당이 앞서가는 곳
수도권의 나머지 두 곳, 경기와 인천은 양상이 다릅니다. 마켓도 한쪽 후보에게만 격차 구간을 깔아둔 우열 구도입니다.
4-1. 경기, 추미애의 독주

경기는 추미애(더불어민주당)와 양향자(국민의힘)의 대결로, 누가 되든 첫 여성 경기도지사가 확정됩니다. 6선 의원에 전 법무부 장관이라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추미애가 마지막 공표 조사들에서 줄곧 오차범위 밖 우세를 지켰습니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5월 14~15일)에서 추미애 47.9%, 양향자 33.8%였고, 가장 최신인 한국갤럽 조사(경인일보 의뢰, 5월 25~26일)에서는 추미애 54%, 양향자 27%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삼성전자 최초 고졸 출신 임원이라는 이력을 가진 양향자는 반도체 전문성을 간판으로 2030 표심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거공보물의 학력 표기가 엇갈린다는 허위공표 의혹이 개혁신당 측에서 제기됐고, 양향자는 "전공을 표기한 것일 뿐 허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추미애는 2017년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이 토론회에서 다시 소환됐는데, 과거에 제기됐던 사안으로 추미애는 "근거 없는 허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가 보수표를 일부 분산시키는 점이 양향자의 추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4-2. 인천, 박찬대의 우세

인천은 전 민주당 원내대표 박찬대(더불어민주당)와 현직 시장 유정복(국민의힘)의 대결입니다.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쪽은 유정복이지만, 마지막 공표 조사들은 박찬대 우세를 일관되게 가리켰습니다. 한국갤럽 조사(경인일보 의뢰, 5월 23~24일)에서 박찬대 49%, 유정복 34%로 15%p가량 벌어졌고, 한길리서치 조사(인천일보 의뢰, 5월 25~26일)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나왔습니다. 인천의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두 배 가까이 앞선 것으로 조사되면서, 현직 프리미엄이 정당 구도에 눌리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막판 쟁점은 가상자산입니다. 유정복은 배우자가 보유한 약 1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재산신고에서 누락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박찬대 측 선대위가 이를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고, 유정복은 "본인이 관여하지 않은 피해 사건이며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맞고발로 대응했습니다. 의혹 제기와 고발이 오간 단계로,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5. 충남과 강원, 보수 결집이 만든 막판 추격
충남과 강원은 초반 민주당 우세가 막판으로 갈수록 좁혀진, 앞서 말한 큰 흐름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지역입니다.
5-1. 충남, 박수현 vs 김태흠

충남은 전 청와대 대변인 박수현(더불어민주당)과 현직 도지사 김태흠(국민의힘)의 재대결 구도입니다. 한 달 새 판세가 가장 크게 출렁인 곳이기도 합니다. 위 추이를 보면 박수현은 40%대 중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반면, 김태흠은 한국리서치 조사(KBS대전 의뢰) 기준 23%에서 출발해 리얼미터 조사(뉴스핌 의뢰, 5월 18~19일)에서 43.9%까지 따라붙었습니다. 박수현 43.5%, 김태흠 43.9%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 된 것입니다.
다만 충남은 조사기관별 편차가 유독 컸습니다. 같은 5월 18~19일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는 박수현이 18%p 넘게 앞선 결과도 나왔습니다. 조사 방식 차이가 큰 만큼 단일 숫자보다 "초접전부터 두 자릿수 우세까지 폭넓게 갈렸다"는 점이 충남의 현주소에 가깝습니다.
선거 막판엔 검증보다 절차 잡음이 불거졌습니다. 5월 21일 TV토론에서 김태흠 후보의 모두발언이 방송에서 통편집된 사태가 벌어졌고, 대전MBC는 "편집 과정의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국민의힘 측은 "부정선거운동"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수현은 상대 진영이 제기한 사생활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공표로 고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습니다.
5-2. 강원, 우상호 vs 김진태

강원은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우상호(더불어민주당)와 현직 도지사 김진태(국민의힘)가 맞붙습니다. 우상호가 우세를 지키되 김진태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여론조사공정 조사(펜앤마이크 의뢰, 5월 21~22일)에서 우상호 49.4%, 김진태 44.9%로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춘천, 강릉 같은 도시권은 우상호가, 농촌과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은 김진태가 강세를 보이며 표심이 뚜렷이 갈렸습니다.
공방의 중심은 공약 이행률입니다. 우상호는 김진태가 직전 임기에 내건 공약들의 미이행을 직격했고, 김진태는 "200개 공약 중 이행률이 93.7%"라고 맞받았습니다. 우상호는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아들 결혼식을 전후해 일가 예금이 4억여 원 늘었다는 점을 두고 "경조사 재테크" 의혹을 받았는데, "정상적인 축의와 증여이며 비과세 범위"라고 반박했습니다.
6. 대구, 보수 텃밭의 빅매치

마지막은 대구입니다. 폴리마켓이 격차 구간을 깔아둔 쪽은 전 경제부총리 추경호(국민의힘)이고, 그 상대는 다름 아닌 전 국무총리 김부겸(더불어민주당)입니다. 보수 텃밭에 민주당 거물이 뛰어든, 이례적인 빅매치입니다.
그래서 대구는 텃밭치고 접전이었습니다. 대구MBC의 자체 추적 조사를 보면 4월 중순 김부겸이 14%p가량 앞섰지만, 5월 초 격차가 3%대로 좁혀졌고, 5월 말 조사들에서는 추경호가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리얼미터 조사(뉴스핌 의뢰, 5월 22~23일)에서 추경호 48.0%, 김부겸 43.0%, 에이스리서치 조사(대구MBC 의뢰, 5월 25~26일)에서 추경호 47.1%, 김부겸 45.7%로, 막판 흐름은 보수 결집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7. 그래서 누가 될까? 폴리마켓 당선 마켓
지금까지 본 마켓이 "얼마나 이기느냐"를 물었다면, 같은 7개 지역에는 "누가 당선되느냐"를 직접 묻는 당선 마켓도 따로 열려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가장 강하게 점쳐지는 두 후보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역 | 1순위 후보 | 2순위 후보 |
|---|---|---|
서울 | 정원오 (민주) 80% | 오세훈 (국힘) 20% |
부산 | 전재수 (민주) 79% | 박형준 (국힘) 23% |
인천 | 박찬대 (민주) 95% | 유정복 (국힘) 5% |
경기 | 추미애 (민주) 97% | 양향자 (국힘) 3% |
충남 | 박수현 (민주) 85% | 김태흠 (국힘) 16% |
강원 | 우상호 (민주) 90% | 김진태 (국힘) 9% |
대구 | 추경호 (국힘) 84% | 김부겸 (민주) 18% |
당선 마켓만 놓고 보면 대구를 제외한 6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크게 앞선 확률을 받고 있습니다. 득표율 격차 마켓이나 여론조사에서는 부산, 충남, 대구가 접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같은 선거를 두고도 마켓마다 사뭇 다른 그림이 그려지는 셈입니다.
8. 마치며
7개 마켓을 관통하는 그림은 결국 "초반 민주당 우세, 막판 보수 결집"이라는 한 문장으로 모입니다. 다만 그 결집이 충남과 대구처럼 동률 수준까지 따라잡은 곳도, 경기와 인천처럼 끝내 격차가 유지된 곳도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새로운 공표 숫자가 없는 깜깜이 구간입니다. 6월 3일 개표가 끝나면, 마켓이 깔아둔 격차 구간 중 어디에 도장이 찍힐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TL;DR
7개 광역단체장 마켓 중 폴리마켓이 양쪽 모두에 격차 구간을 깐 곳은 서울과 부산뿐. 나머지 5곳은 한쪽을 명확한 우세로 봤다. 마켓 구조 자체가 판세를 압축한 셈.
5월 들어 격전지 공통 패턴은 "초반 민주당 우세 → 막판 보수 결집". 충남(김태흠 23%→43.9%)과 대구(김부겸 우세→추경호 역전)가 가장 극적이었다.
오늘(5/28)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6월 3일 출구조사 전까지 새로운 공식 숫자는 없다.









부산정도가 좀 궁금..
흠... 걍 파란색 압승일 것 같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