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달 한 번씩 올라오는 칠판 이미지
폴리마켓에 매달 같은 그림이 올라옵니다. 안경 쓴 chudjak이라는 캐릭터가 칠판에 "Nothing Ever Happens"를 적고 있는 그 그림. 그 옆에는 한 달짜리 거시 트리거 6~7개가 박혀 있고, 트레이더는 "다 안 일어난다"는 한 방향에만 가격을 매깁니다.

5월물같은 월물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1년치를 한 묶음으로 만든 2026 연간 버전은 거래량 $590K로 시리즈에서 가장 큰 마켓이 됐죠.
4chan 한구석에서 출발한 시니컬한 농담이 한 달짜리 베팅 대상이 되고, 그 위에 봇과 코드까지 얹히는 시리즈가 됐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매달 같은 그림이 굴러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게 폴리마켓에 대해 뭘 말하는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4chan에서 chudjak이 굳어지기까지
밈의 출발점은 서양의 디시인사이드라할 수 있는 4chan이었습니다. 아카이브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2014년 7월 26일이고, 본격적인 캐릭터가 굳은 건 2017년 9월 8일이었습니다. 그 안에 박힌 캐릭터가 이후 시그니처가 됐죠. 안경, 미간 주름, 빨간 보타이, 칠판 앞에서 분필 막대기를 든 "선생님" 포즈의 chudjak. 이 웃긴 이미지는 밈화되기에 충분했습니다.

밈이 본격적으로 퍼진 건 2021년 4월 22일이었습니다. 익명 유저가 "Every single happening has been CANCELLED"라는 글을 올렸고, 그 안에 제프리 엡스타인의 죽음·코로나19 팬데믹·2020년 조지 플로이드 시위까지 한 줄로 나열한 뒤 "전부 다 취소됐다, 결국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로 끝맺었습니다. 그 뒤에는 코로나 초기 4chan에 도배되던 "앞으로 2주면 세상이 끝난다" 류의 종말론 패러디가 깔려 있었죠. 이 밈이 풍자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큰 뉴스가 매일 터져도 결국 아무것도 안 바뀐다는 피로감
"이번엔 진짜 다르다"고 외치는 종말론자에 대한 조롱
두 정서를 한 그림에 묶은 집약체가 바로 이 칠판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4~25년쯤, 이 밈이 폴리마켓에 도착했습니다.
3. 폴리마켓이 이걸 마켓으로 만든 방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2026
이 시장은 2026년 12월 31일 11:59 ET 사이에 시장 생성 시점부터 다음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면 "아니오"로 결론납니다: -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남 - 중국이 대만을 침공함 - 시진핑이 퇴임함 - 미국이 이란을 침공함 - 이란 정권이 붕괴함 - 비트코인이 ‘↑ 1M’ 또는 ‘↓ 10k’에 도달함 - 제프리 엡스타인이 생존함 - 공화당이 상원에서 슈퍼 다수당을 차지함 - 러시아가 NATO 국가를 침공함 -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인수함 - 9.0 이상의 지진 발생 - 주요 화산 폭발 (VEI ≥6) - 주요 운석 충돌 (250kt+) 발생 그렇지 않으면 이 시장은 "예"로 결론납니다. 이 시장의 전체 규칙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polymarket-upload.s3.us-east-2.amazonaws.com/NEH+2026.pdf
폴리마켓은 이 밈을 "Nothing Ever Happens" 시리즈로 흡수했습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여러 개의 "Something" 트리거를 한 마켓에 묶고, 트레이더는 "다 안 일어난다"는 한 방향에만 가격을 매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5월물에 박혀 있는 트리거는 6개입니다.
미국-이란 영구 평화 협정 체결
이란 지도부 교체
WTI 원유가 $150 돌파
미국의 쿠바 군사작전
미국 정부가 외계인 실존을 공식 인정
러시아가 NATO 회원국 침공
여섯 개 중 어느 것도 발동되지 않으면 Nothing으로 정산됩니다. 이게 매달 갈아끼우는 6~7개 트리거 라인업의 한 사례죠. 트리거 리스트 자체는 일종의 "그 달에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들"의 스냅샷처럼 읽히고 있습니다.

연간 버전이 가장 큰 마켓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직 박탈 · 중국의 대만 침공 · 시진핑 사임 · 미국의 이란 침공 · 이란 체제 붕괴 · 비트코인 $1M 또는 $10k · 엡스타인 생존 확인 · 러시아의 NATO 회원국 침공 ·트럼프의 그린란드 인수, 심지어는 리히터 9.0 이상의 지진, 250kt 이상 운석 충돌까지 13개를 한 줄로 묶었더니,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변종이 됐습니다.
4. 시리즈가 매달 굴러가는 이유 — 73.4%라는 한 줄
시리즈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한 마켓에 6~13개 거시 트리거가 묶여 있다는 구조적 매력 외에도 폴리마켓 자체의 정산 통계 한 줄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정산된 폴리마켓의 73.4%가 No로 끝났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폴리마켓이 자기 사이트에 직접 공개한 숫자입니다.
쪼개서 보면 90~180일짜리 마켓은 73.5%, 1주 미만 단기 마켓은 52% 수준이지만 평균은 73%대. 사건이 일어나는 것보다 안 일어나는 게 압도적으로 흔하다는 거죠. 그러니 "한 달 동안 6~7개 거시 사건이 다 안 터진다"는 마켓이 만들어지자마자 가격이 80~95¢ 사이로 시작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매달 같은 결과로 끝나는 마켓이 매달 다시 올라온다는 게 묘한 지점입니다. 4월도 100¢, 3월도 100¢로 정산됐고, 5월도 91¢로 같은 길을 가는 분위기. 그런데도 트레이더는 다음 달 마켓에 또 가격을 매깁니다. 시리즈가 닳지 않는 거죠.
5. 'No'만 사는 봇 — 시니컬 시장의 상징
이 시리즈가 단순한 농담을 넘어 폴리마켓 정서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건 2026년 4월 12일이었습니다.
'Nothing Ever Happens'를 소개합니다. 스포츠 빼고 모든 폴리마켓에서 자동으로 "No"를 사서 정산까지 들고 있는 봇입니다. 폴리마켓의 73.4%가 어차피 No로 끝나는데 왜 미래를 예측해야 하나요? 그만 머리 쓰세요. 'Nothing Ever Happens'.
이 트윗 한 줄이 3.1M 조회·3.4만 좋아요를 찍었습니다. 코드도 GitHub에 CC0 라이선스로 풀렸고 400 스타가 붙었죠. 봇 이름도 그대로 "Nothing Ever Happens". 4chan 밈이 폴리마켓 시리즈로 흡수된 데 이어, 이번엔 봇으로까지 확장된 셈입니다.

봇의 작동은 단순합니다.
스캔 대상: 스포츠를 제외한 모든 폴리마켓
매수 조건: "No" 호가가 $0.65 이하일 때만 진입
청산 조건: 정산까지 그대로 보유
봇 자체가 돈을 번다는 내용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러한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든 것 자체가 큰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6. 마치며
세상에는 기대보다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훨씬 많고, 설령 우려했던 일이 일어난다하더라도 세상은 그냥 크게 안 바뀐다는 자조적인 웃음 코드까지, 아마도 Nothing ever happens 마켓은 폴리마켓이 문닫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관리자 맛잇네 ㅋㅋ
이런게 있는거 처음알았네
참신하네 ㅎㅎ
이거개웃기다
yes를 사는 사람들은 뭐지 그러면? Mm해도 손실아닌가
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