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패했는데, 사퇴 확률이 떨어졌다?
상식적으로는 이렇게 흘러가야 합니다. 선거에서 크게 졌다, 당대표 책임론이 터진다, 사퇴 압박이 커진다. 그런데 폴리마켓의 "장동혁이 6월 30일까지 국민의힘 대표직에서 물러날까?" 마켓은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지방선거 전날까지 장동혁 사퇴 확률(Yes)은 68% 안팎이었습니다. 시장은 그가 곧 물러날 거라고 본 거죠. 그런데 6월 3일 참패가 확정된 다음 날 30%로 주저앉더니, 그가 사퇴 대신 재선거를 들고 나오자 9%까지 떨어졌습니다. 당내에선 "70~80%가 사퇴해야 한다"는 말이 도는데, 시장은 거꾸로 "안 나간다"에 무게를 몰아준 셈입니다.
당원 다수가 등을 돌린 대표가, 어떻게 자리를 지킨다는 쪽이 90%를 넘겼을까요. 이 간극을 따라가 보면 지금 국민의힘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 보입니다.
2. 16곳 중 4곳, 명백한 대패
먼저 성적표입니다.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6곳 중 4곳(서울·대구·경북·경남)만 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2곳을 가져갔죠.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경남 벨트도 흔들렸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7곳 중 12곳을 쓸어 담았던 걸 떠올리면, 4년 만의 완벽한 역전입니다. 그나마 오세훈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천한 정원오 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을 지킨 게 거의 유일한 호재였습니다. 사전 예측이던 '15대 1' 구도보다 격차가 줄었다는 점, 바로 이 대목이 뒤에서 장동혁 대표의 버티기 명분이 됩니다.
3. 사퇴하라는 당, 못 나간다는 대표
선거가 끝나자 책임론이 곧장 터졌습니다. 한 TK 중진 의원은 사퇴 의견이 "비율로 치면 70~80%"라고 전했습니다. 부산에서 선거를 치른 정연욱 의원은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장동혁이 되면 안 되겠다'는 말이었다"고 했고, 서울에서 뛴 김재섭 의원은 장 대표가 선거를 승리로 포장하는 게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선거 다음 날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대표직 유지 의사를 못 박았고, "주말까지 거취를 정하라"는 당내 요구도 일축했습니다. 여기엔 구조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그는 전당대회 당원 투표로 뽑힌 직선 당대표라, 의원들 몇몇이 사퇴를 외친다고 끌어내릴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폴리마켓의 'No 91%'가 기대고 있는 현실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4. 재선거, 그리고 부정선거 의혹
게다가 그의 뚝심에 불을 붙이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선관위의 투표관리 부실 논란입니다. 실제로 투표 당일 송파·강남·광진구 일부 투표소 14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한참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잠실의 한 투표소에선 투표함 반출이 늦어져 개표가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율(23%)을 고려해 유권자의 50%를 기준으로 용지를 인쇄했다"고 해명했지만, 투표율 예측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 사태를 고리로 6월 7일 국회 회견에서 "재선거"를 선언했고,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과 특검, 선거무효소송, 사전투표 폐지,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일부 강성 지지층은 이를 '부정선거' 의혹으로까지 끌고 갑니다. 다만 선관위의 행정 미숙과 조직적 부정은 아직까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고, 아직 어느 기관도 부정선거를 인정한 바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6. 남은 변수가 있다면? 돌아온 한동훈
같은 날, 정반대 자리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인물이 있습니다. 올해 1월 당에서 제명됐던 한동훈 전 대표입니다. 그는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나서 43%를 얻으며 당선됐습니다.

한동훈 당선인은 곧장 복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부당하게 제명된 날, 저는 반드시 돌아간다"며 "천년만년 무소속이겠나"라고 했죠.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그가 당으로 돌아와 당권까지 노리려면 장동혁 체제가 먼저 흔들려야 하는데, 정작 친한동훈계는 당내 소수파입니다. 결국 한동훈의 복귀 시계와 장동혁의 버티기는 같은 톱니바퀴에 물려 있는 셈입니다.
7. 그래서 폴리마켓은 8%다

시장은 사퇴 압박의 크기보다 '강제로 끌어내릴 수단이 있는가'를 본 모양새입니다. 직선 당대표라는 명분, 재선거 프레임으로 시간을 버는 전략, 소수파에 그치는 반대 세력. 이 조합이라면 6월 30일까지는 버틴다는 게 현재 8%라는 숫자의 속내입니다.
물론 원내대표 선거 결과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압박, 한동훈의 복당 카드가 변수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심리가 시장을 감싸고 있습니다. 만기가 코앞인 이 마켓이 끝까지 9%에 머물지, 막판에 다시 출렁일지가 6월 국민의힘을 읽는 가장 빠른 계기판이 될 것입니다.
✍️ TL;DR
장동혁 사퇴 확률은 지방선거 전 68%에서 참패 직후 9%로 폭락. 시장은 '책임론의 크기'보다 '강제로 끌어내릴 수단이 없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핵심은 직선 당대표라는 명분 + 재선거·부정선거 프레임으로 시간 벌기. 당내 사퇴론 70~80%와 마켓 9%의 간극이 그 증거다.
진짜 변수는 한동훈의 복당. 그의 당권 시계와 장동혁의 버티기가 같은 톱니에 물려 있어, 6/30 만기까지 마켓이 출렁일 여지가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