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확률은 6%, 거래액은 6,300만 달러
숫자부터 따로 놉니다. 현재 Yes 6%, No 94%. 그런데 누적 거래액은 6,356만 달러(약 880억 원)를 넘었고, 최근 30일에만 330만 달러가 오갔습니다. 확률이 이렇게 낮은 마켓은 보통 관심 밖으로 밀려나 거래가 말라붙기 마련인데, 이 마켓은 반대입니다.

이 괴리가 이 마켓의 전부입니다. 왜 확률은 안 오르는데 돈만 몰리는지, 그 사이에 트럼프가 있습니다.
2. 돈을 부른 건 외계인이 아니라 트럼프였다
시작은 올해 2월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정부가 보유한 외계·미확인 항공 현상(UAP) 관련 파일을 식별해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짜 믿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글쎄요,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릅니다.

말은 애매했지만 행동은 계속됐습니다. 5월 1차 공개, 6월에는 3차 공개까지 이어졌죠. 6월 공개분만 영상 6개, 문서 53개 등 72건이었습니다. 붉은 구체가 밤하늘에 떠 있는 목격 영상, 1948년 해군이 작성한 "비행 원반" 메모 같은 자료가 포함됐습니다.


트럼프는 각료회의 자리에서 "외계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파일이 한 배치씩 풀릴 때마다 마켓 거래가 튀었고, 초반 한때는 하루 거래가 수만 달러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 열기가 상당히 식어 하루 거래는 수천 달러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그사이 쌓인 누적 거래액이 6,300만 달러입니다.
3. 파일은 쏟아지는데 확률은 왜 안 오를까
여기서 이 마켓의 핵심이 나옵니다. 정산 조건이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Yes로 정산되려면 미국 대통령이나 각료, 합참 인사, 연방기관 중 하나가 "외계 생명체 또는 기술이 존재한다"고 명확히 단언해야 합니다. 파일을 공개하는 것, "미확인 현상"이라고 부르는 것, "많은 정보를 공개한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정산되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지금까지 한 건 전부 그 문턱 아래에 있습니다. 파일을 열었을 뿐 "존재한다"고 못 박은 적은 없죠. 오히려 펜타곤의 관련 조사 조직은 "어떤 조사에서도 외계 생명체 존재를 확인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Yes를 6%로 붙들어 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4. 그런데 왜 돈이 몰릴까
낮은 확률이 오히려 유인입니다. Yes를 6센트에 사두면, 트럼프가 임기 안에 한 번이라도 그 한마디를 지를 경우 열 배 넘게 먹습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 자체가 6센트짜리 로또 티켓처럼 팔리는 셈입니다.
한 참여자는 이 마켓의 본질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외계인은 없습니다. 이 마켓은 외계인이 진짜 존재하냐가 아니라, 지금 행정부가 그렇다고 말할 만큼 무모하냐에 거는 겁니다.
의심의 그림자도 있습니다. 지난해 "2025년 UFO 파일이 기밀 해제될까"를 두고 열린 1,600만 달러 규모의 마켓은, 뚜렷한 문서 공개가 없었는데도 막판에 고래들이 물량을 쓸어 담으면서 Yes로 정산됐습니다. 당시 커뮤니티는 "증거 없는 정산"이라며 크게 반발했죠. 그 기억 때문에 이번에도 "결국 오라클이 또 이상하게 Yes를 낼 것"이라 보고 미리 들어오는 참여자들이 섞여 있습니다.
5. "외계인이 100% 이 마켓에 참여 중"

이 모든 괴리를 커뮤니티는 밈으로 소화합니다. 댓글창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반응들입니다.
"외계인들 100% 이 마켓에서 거래하고 있음" (35추천)
"트럼프는 증거가 없어도 외계인 존재한다고 말할 거임,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34추천)
"외계인들아, 나 현금화할 때까지만 좀 기다려줘" (26추천)
자조와 반쯤의 진담이 섞여 있습니다. "외계인이 직접 참여 중"이라는 농담 뒤에는 낮은 확률을 알면서도 재미로 6센트를 지르는 심리가, "트럼프는 지를 사람"이라는 농담 뒤에는 그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진짜 기대가 깔려 있죠. 이 마켓이 6,300만 달러어치 거래된 진짜 이유는, 어쩌면 정답을 맞히려는 게 아니라 이 농담판에 한 자리 끼려는 것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연말까지 트럼프가 그 한마디를 지를지, 아니면 파일만 쌓인 채 이 농담이 조용히 No로 정산될지. 남은 시간은 다섯 달 남짓입니다.
✍️ TL;DR
이 마켓은 "외계인이 존재하냐"가 아니라 "미 정부가 존재한다고 단언하냐"에 거는 시장이라, 파일 공개만으로는 Yes가 안 됩니다.
확률 6%에 6,300만 달러가 몰린 건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을 노린 6센트짜리 로또 심리 + 지난해 오라클 정산 논란의 학습 효과입니다.




![[79%] 오디세이, 오스카 최다 노미네이트될까? 🏆](/_next/image?url=https%3A%2F%2Fd5u4untiwfb79.cloudfront.net%2Farticles%2F1784609525978-7d45e9ba-ae6b-4d1a-916e-8c394b64e8f3-variant_04_-_30-36_-_-_-_-3.png&w=3840&q=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