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LCK 플레이오프에서 T1이 한화생명에 두 세트를 먼저 따냈습니다. 2-0. 이 시점에 T1의 패배를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 세트를 내리 내줬습니다. T1이 상대에게 역스윕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이 경기에 걸린 1,097만 달러는 시작 전부터 다른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1. 경기 하루 전, 시장은 한화생명 64.5%였습니다

한화생명은 2-0으로 끌려간 뒤 세 세트를 연달아 가져갔다
이 시리즈 마켓의 경기 하루 전 가격은 한화생명 64.5%, T1 35.5%였습니다. 2-0이 되는 순간 팬들의 체감은 뒤집혔지만, 마감된 결과는 시장이 처음부터 매겨둔 쪽이었습니다.
이게 우연인지 확인하려면 한 경기가 아니라 전부를 봐야 합니다. 그래서 2024년 9월 이후 열린 롤 관련 마켓을 전부 모았습니다.
이벤트 892개, 개별 마켓 34,481개
누적 거래액 18억 1,500만 달러(약 2조 5천억 원)
이 중 97.6%가 경기 단위 마켓입니다
가장 컸던 단일 마켓은 "2025 롤드컵 우승팀"으로 1,790만 달러가 걸렸고, 경기로는 2025년 11월 9일 T1 대 KT 결승에 4,048만 달러가 몰렸습니다. 롤드컵 결승 한 경기가 웬만한 대선 마켓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2. 619경기를 채점했습니다

시장이 매긴 확률과 실제 승률. 다섯 구간 모두 오차가 4%포인트 이내다
정산이 끝난 시리즈 승자 마켓 중 거래액 5만 달러가 넘고 경기 하루 전 가격을 복원할 수 있는 619경기를 골라 채점했습니다.
428경기 적중, 191경기 오답. 적중률 69.1%
브라이어 스코어 0.2006
평균 확신도 70.3%
69%라는 숫자만 보면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진짜는 그 안에 있습니다. 시장이 매긴 확률대로 실제 결과가 나왔는지를 구간별로 갈라 보면 이렇습니다.
시장 55% → 실제 58% (151경기)
시장 65% → 실제 62% (172경기)
시장 75% → 실제 71% (132경기)
시장 85% → 실제 84% (129경기)
시장 94% → 실제 94% (35경기)
다섯 구간 전부 오차가 4%포인트 안쪽입니다. 시장이 80%라고 말하면 실제로 여덟 번 중 여섯 번 반이 아니라, 정확히 열 번 중 여덟 번 넘게 이깁니다.
머스크 마켓을 채점했을 때 브라이어가 0.06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0.20은 훨씬 나쁜 숫자입니다. 다만 그건 문제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롤 경기는 절반 가까이가 55~70% 구간에 걸린 진짜 접전이고, 시장은 그 접전들에서도 자기가 매긴 만큼만 정확히 맞혔습니다.
3. 시장이 가장 비싸게 본 팀은 T1입니다

T1 경기에만 2년간 1억 4,680만 달러가 걸렸다
619경기를 팀별로 쪼개면 돈이 어디로 갔는지 보입니다. T1 경기에 걸린 돈이 1억 4,680만 달러로 압도적 1위이고, KT 롤스터 9,198만, 빌리빌리 8,501만, 한화생명 7,913만 순입니다.
거래액과 별개로, 시장이 각 팀을 실제보다 높게 봤는지 낮게 봤는지도 나옵니다.

시장 예상 승률과 실제 승률의 차이. 초록은 시장이 낮게 본 팀이다
디플러스 기아 +12%p (예상 50% → 실제 62%)
카민 코프 +10%p, 한화생명 +9%p
KT 롤스터 -6%p, T1 -5%p, 애니원스 레전드 -4%p
시장은 2년 내내 T1을 실제 성적보다 5%포인트 높게 봤습니다. 56경기에서 예상 승률은 66%였는데 실제로는 61%를 이겼습니다. 반대로 한화생명과 디플러스 기아는 계속 저평가됐고, 이번 플레이오프의 역스윕은 그 격차가 가장 크게 드러난 장면이었습니다.
4. 시장이 가장 크게 틀린 날
가장 확신했다가 뒤집힌 경기들입니다.
2026년 5월 30일: 빌리빌리 92.5% → 팀 WE에 패
2026년 5월 24일: 웨이보 90.5% → LGD에 패
2026년 4월 11일: 젠지 88.4% → 디플러스 기아에 패
2025년 11월 1일: 젠지 86.5% → KT 롤스터에 패 (1,146만 달러)
2026년 7월 8일: T1 85.5% → G2에 패
거래액으로 보면 네 번째가 압도적입니다. 2025 롤드컵에서 젠지가 KT에 무너진 경기로, 시장은 젠지를 86.5%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결승은 T1 대 KT가 됐고, 이 대진에서 시장은 T1을 62.1%로 매겼습니다. 이번에는 맞았습니다. T1이 사상 첫 3연패를 채웠습니다.
5. 지금 열려 있는 것들

T1은 지난해 사상 첫 롤드컵 3연패를 달성했다
LCK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고, 그 위로 두 개의 큰 마켓이 열려 있습니다.
LCK 2026 우승(361만 달러): 젠지 54.0%, 한화생명 28.7%, T1 12.0%, 디플러스 기아 6.0%
롤드컵 2026 우승 지역(44만 달러): LCK 67.5%, LPL 24.5%, LEC 6.0%, LCS 2.8%
롤드컵 3연패 팀의 자국 리그 우승 확률이 12%입니다. 젠지의 4분의 1이고, 패자조로 내려간 지금 기준입니다. 그러면서도 시장은 롤드컵 우승 지역으로 한국을 67.5%로 봅니다. 국내에서 T1을 낮게 보는 것과, 국제전에서 한국을 높게 보는 것이 동시에 성립하는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규모는 작지만 눈에 띄는 마켓이 하나 있습니다. "그록이 2026년 안에 T1을 이길까?"입니다.
지난해 11월 머스크가 리그 오브 레전드 최강팀에 자사 인공지능과 붙어보자고 제안했고, 사상 첫 3연패로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막 채운 T1이 받았습니다. 화면을 카메라로만 보고 반응 속도와 클릭 수를 사람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건입니다. 올해 안에 경기가 열리고 그록이 이겨야 예로 정산되며, 경기가 성사되지 않으면 아니오입니다.
시장 가격은 2.5%입니다. 619경기를 채점한 결과를 놓고 보면, 시장이 2.5%라고 말할 때 그 일은 대체로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 TL;DR
2024년 9월 이후 롤 마켓에 18억 1,500만 달러가 오갔다. 2025 롤드컵 결승 한 경기에만 4,048만 달러가 걸렸다.
정산된 619경기를 채점하니 적중률 69.1%. 시장이 55·65·75·85·94%라고 매긴 구간의 실제 승률이 58·62·71·84·94%로, 다섯 구간 모두 오차 4%포인트 이내다.
시장은 T1을 2년간 실제보다 5%포인트 높게, 한화생명과 디플러스 기아는 각각 9%p·12%p 낮게 봐왔다. LCK 2026 우승은 젠지 54%, T1 12%다.
📎 Sources
예측시장 롤 관련 이벤트 892건, 마켓 34,481건 정산·거래 데이터 (2024.9~2026.9)
예측시장 시리즈 승자 마켓 619건, 경기 하루 전 가격 복원(oneDayPrice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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