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리 뉴스에서 진짜 숫자는 기준금리 자체가 아니라 미국과의 격차입니다. 그 격차가 어제 줄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1. 어제 한국은행, 시장은 미리 맞혔습니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렸다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입니다.
예측시장의 이 마켓은 결정 직전 이렇게 잡혀 있었습니다.
25bp 인상: 67.5%
동결: 33.0%
인하: 0.1%
결정이 나오면서 인상 항목이 100%로 정산됐습니다. 확률이 굳어진 속도가 눈에 띕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인상 40.5%, 동결 59.0%로 오히려 동결 쪽이 앞서 있었습니다. 일주일 사이 27포인트가 넘어갔고, 그 방향이 맞았습니다.
두 회의 연속 인상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회 연속 올린 이후 3년 7개월 만입니다. 지난 4월 취임한 신현송 총재 체제에서 두 번째 인상이기도 합니다.
2. 역전폭이 1.00%p에서 0.75%p로 줄었습니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상태가 4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국 금리 자체가 아니라 미국과의 거리입니다.
미국 기준금리: 3.50~3.75% (7월 30일 동결, 상단 3.75%)
한국 기준금리: 3.00% (어제 인상 후)
역전폭: 상단 기준 0.75%p
인상 전 한국 금리는 2.75%였으니 역전폭은 1.00%p였습니다. 어제 결정으로 0.25%포인트가 좁혀진 겁니다.
이 역전은 42개월째 이어져 왔습니다. 역대 최장입니다. 격차가 오래 벌어져 있으면 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꿀 이유가 줄고, 그만큼 원화 수요가 약해집니다. 최근 몇 년 환율이 계속 위쪽을 보던 배경 중 하나로 이 격차가 지목돼 왔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인상은 물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거리를 줄이려는 결정이기도 합니다.
3. 그런데 미국은 내릴 생각이 없습니다

9월 15~16일 회의를 앞둔 연준. 이 마켓에 누적 5,542만 달러가 쌓여 있다
격차가 계속 줄어들려면 한국이 올리는 동안 미국이 가만히 있거나 내려야 합니다. 예측시장의 숫자는 그 반대쪽을 가리킵니다.
9월 연준 회의(15~16일) 마켓입니다.
동결: 68.5%
25bp 인상: 30.5%
25bp 인하: 1.4%
2위가 '인하'가 아니라 '인상'입니다. 내릴 확률은 1.4%까지 내려가 있고, 올릴 확률이 그 20배가 넘습니다. 누적 5,542만 달러, 최근 일주일에만 1,315만 달러가 오간 큰 판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남은 회의를 늘어놓으면 이렇습니다.
회의 | 25bp 인상 | 동결 | 25bp 인하 |
|---|---|---|---|
9월 | 30.5% | 68.5% | 1.4% |
10월 | 23.5% | 71.5% | 3.5% |
12월 | 35.5% | 57.0% | 5.3% |
12월의 최근 일주일 변화가 특히 큽니다. 인상이 25.5%에서 35.5%로 10.0포인트 올랐고, 동결은 66.5%에서 57.0%로 9.5포인트 내렸습니다. 연말로 갈수록 올릴 것으로 보는 쪽이 늘고 있습니다.
4. 그래서 연말 격차는 세 갈래입니다

한국이 한 번 더 올려도, 미국이 같이 올리면 격차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국 인상 사이클의 종착지를 연 3.25% 안팎으로 봅니다. 한 번 더 올릴 여지가 있다는 뜻이죠. 여기에 연준의 세 갈래를 겹치면 연말 그림이 이렇게 나옵니다.
한국만 한 번 더 올리는 경우(3.25% / 3.75%): 역전폭 0.50%p로 축소
양쪽 다 한 번씩 올리는 경우(3.25% / 4.00%): 0.75%p로 제자리
미국만 올리는 경우(3.00% / 4.00%): 1.00%p로 원위치
한국이 한 번 더 올려도, 연준이 12월에 같이 올리면 격차는 지금 그대로입니다. 어제의 0.25%포인트가 유지될지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 쪽 눈금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5. 미국이 안 내리는 이유

케빈 워시는 지난 5월 22일 제17대 연준 의장으로 취임했다
배경에는 인사와 물가가 같이 있습니다.
제롬 파월의 임기가 끝나면서 케빈 워시가 5월 22일 연준 의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취임 당시에는 완화 쪽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흐름은 반대로 갔습니다. 현재 미국 물가상승률이 3년 만의 최고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7월 회의에서 이미 세 명이 인상 의견을 냈습니다
연준 내 18명 중 아홉 명이 올해 추가 인상을 지지한다는 신호를 냈고, 그중 여섯 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두 차례 해야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시장이 인하 확률을 1.4%까지 눌러놓은 건 이 조합을 반영한 결과로 읽힙니다.
6. 한국에서 볼 대목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대출 금리로 넘어온다
정리하면 어제 결정으로 42개월 만에 격차가 처음 좁혀졌지만, 그 상태가 유지될지는 9월 15~16일과 12월 연준 회의에서 결정됩니다.
당장 볼 눈금은 세 개입니다. 9월 연준의 인상 확률 30.5%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12월의 35.5%가 50%를 넘기는지, 그리고 한국은행이 3.25%로 한 번 더 갈지입니다.
한 가지 더 기록해둘 만한 게 있습니다. 어제 한국은행 결정은 국내 발표가 나오기 전에 해외 예측시장의 확률이 먼저 67.5%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국내 기준금리 같은 국내 재료조차 이 판에서 숫자로 먼저 보인다는 사례가 하나 더 쌓인 셈입니다.
✍️ TL;DR
한국은행이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리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1.00%p에서 0.75%p로 좁혀졌다. 42개월째 이어진 역대 최장 역전에서 처음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연준 9월 마켓의 2위는 인하가 아니라 인상이다. 인하 1.4%, 인상 30.5%로 20배 넘게 벌어져 있고, 12월 인상 확률은 일주일 사이 25.5%에서 35.5%로 10.0포인트 올랐다.
한국이 3.25%로 한 번 더 올려도 연준이 12월에 같이 올리면 역전폭은 0.75%p로 제자리다. 어제의 0.25%포인트가 유지될지는 미국 쪽에 달려 있다.
📎 Sources
예측시장 "한국은행 8월 결정" 마켓 (누적 13만 달러, 정산 기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발표)
예측시장 "연준 9월·10월·12월 결정" 마켓 (9월 마켓 누적 5,542만 달러, 정산 기준 FOMC 성명)
United States Federal Funds Target Range Upper Limit (Trading Economics)
Kevin Warsh Just Got Another Reason to Raise Rates in September (Yahoo Fin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