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마켓에는 '백팩 FDV가 출시 하루 뒤 $200M을 넘길까?' 같은, 토큰 출시 후 FDV가 특정 금액을 넘길지 예측하는 마켓이 열립니다. 이번 백팩 TGE에서도 $100M부터 $B 단위까지 단계별 마켓이 열렸는데, 한 트레이더의 포지션이 너무 컸던 나머지 마감 직전에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 백팩, 무엇이 기대를 모았나?

규제를 준수하는 CEX의 새 지평을 열겠다던 백팩(Backpack)이 3월 23일 $BP 토큰 TGE를 진행했습니다. 백팩은 토큰과 에퀴티를 연계한 구조, 미국, 일본, 유럽, 두바이까지 글로벌 주요 시장의 규제 라이선스를 보유한 CEX입니다. 여기에 관계자 할당 0%, 커뮤니티 에어드랍 25%라는 파격적인 토크노믹스와, 스팟/선물/렌딩을 하나의 크로스마진 계정에서 운영하는 구조를 갖춘, 나름 팬덤이 두터운 거래소였습니다.
TGE 전만 해도 최소 $300~$500M, 낙관론자들은 $1B FDV까지 이야기하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장이 너무 약세인 데다, MM(마켓 메이커)을 따로 고용하지 않겠다는 백팩 팀의 철학이 겹치면서, $BP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다르게 TGE 이후 매우 실망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왠만하면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 예측 되었던 TGE 이후 $200M FDV 선에서 아슬아슬하게 횡보할 정도로 $BP의 토큰 퍼포먼스는 좋지 않았습니다.
2. KKStone, 백팩을 강하게 믿은 트레이더

백팩의 비전에 깊이 감명받았기 때문일까요? 백팩 FDV 마켓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유저, KKStone이 있었습니다.
그는 TGE 10일 전부터 백팩 FDV $100M~$500M 마켓에 걸쳐 Yes만 매수한 트레이더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한 $200M에 무려 622,500 shares를 투입했습니다.
그가 이렇게까지 과감한 포지션을 잡다 보니 트위터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백팩 내부자라서 저렇게 확신을 갖고 사는 거 아닌가?", "아니다, 그냥 백팩을 믿는 개인이다" 등 의견이 분분했죠.

3. 실망스러운 $BP TGE

하지만 백팩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냈습니다. 중국 커뮤니티에서 열성적으로 $BP를 파밍하던 유저들이 다중 계정 사용자로 분류되어 에어드랍을 받지 못하면서 커뮤니티 내 잡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불만을 품고 토큰을 던지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MM 없이 자연 유동성에만 의존한 것도 겹쳐서, $BP는 런칭 직후부터 부진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심지어 80~90% Yes를 유지하며 "이건 거의 확정"이라는 분위기였던 $200M 마켓조차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고 Yes를 잡았던 사람들에게 패닉이 번졌고, 실제로 $200M 선이 무너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마켓 마감을 1시간 앞두고도 $190M~$200M 대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200M Yes에 포지션을 잡은 사람은 그야말로 속이 타들어갔을 겁니다. KKStone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4. $200M 고지전, 차라리 직접 올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묘한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200M을 달성하지 못하면 잃는 금액이 너무 큰데, 정작 $190M인 $BP 토큰을 직접 매수해서 $200M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그보다 훨씬 적은 상황이 된 겁니다.
KKStone의 경우, $200M을 달성하지 못하면 약 $62만 달러(약 9억 원)를 잃게 됩니다. 그런데 $190M에서 $200M까지 FDV를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토큰 매수 비용은 그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차라리 직접 사 버리는 게 합리적인 유인이 생겨 버린 것이죠.
그리고 폴리마켓 마켓 마감 판정 직전, $BP는 상승을 시작해 기어코 $200M을 달성한 후 다시 빠르게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KKStone이 직접 토큰을 매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구조적으로 그럴 유인이 충분했다는 점에서 커뮤니티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5. "폴리마켓 역대 최대 조작이다!"

이에 $200M No에 포지션을 잡았던 트레이더들이 들고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백팩 내부자가 FDV 조건을 맞추려고 마감 직전에 조작한 거다!", "대놓고 시장 조작 아니냐!" 하는 여론이 형성됐습니다. 일부는 크립토 시장의 구조적 부패를 지적하며 팀 차원의 조작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백팩 팀도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200M을 넘기기 위한 트레이딩은 직원, 이사, 어드바이저 등 인사이더가 아닌 외부 시장 참여자에 의한 것이며, 내부자 거래에 대해서는 무관용 정책을 유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200M No 측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폴리마켓은 이런 조작을 눈 뜨고 보고만 있을 거냐!", "세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 등 목소리를 계속 높였습니다. 사실 이런 류의 판정 시비는 폴리마켓에서 종종 벌어지는 풍경이긴 합니다 👀
6. 하지만 이 모든 걸 예측하는 곳이 바로 폴리마켓..

커뮤니티 의견을 종합해 보면, 중론은 "이게 원래 폴리마켓이고, 충분히 변수에 포함했어야 하는 일이다"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60만 달러를 걸어놓은 상태에서 몇만 달러만 쓰면 $200M을 달성시킬 수 있는데, 너라면 안 쓰겠냐?"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한 트레이더의 트윗이었습니다. "나도 KKStone을 똑같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걸어놓은 돈에 비해 $200M 도달 비용이 훨씬 적다는 걸 보고 나는 오히려 $200M Yes를 매수해서 수익을 냈다"는 것입니다.
같은 상황을 보고도 보법이 완전히 달랐던 거죠. 대형 포지션 홀더의 유인 구조를 읽어내고 그 위에 올라탄 트레이더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건 단순한 조작이라기보다는 예측 가능한 합리적 행동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결국 시장은 백팩 팀의 내부자 소행이라거나 폴리마켓의 결함이라기보다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 분위기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KKStone도 $200M Yes는 지켰지만, $300M 이상 마켓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면서 최종 손익은 약 -$17만 달러(약 2.5억 원)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이번 백팩 FDV 마켓 사건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포지션도 마감 직전에 흔들릴 수 있다"는 FDV 마켓 특유의 리스크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기한이 명확히 정해진 마켓에서는 대형 포지션 홀더의 유인 구조 자체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과연 다음 FDV 마켓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반복될까요? 아니면 이번 사례를 학습한 트레이더들이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올까요?
✍️ TL;DR
FDV 마켓에서 대형 포지션 홀더는 마감 직전, 토큰을 직접 매수해 가격을 끌어올릴 유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중론은 "조작이 아니라 합리적 행동". 오히려 이 구조를 읽고 역이용한 트레이더도 있었습니다
FDV 마켓은 "안전한 포지션"이라도 마감 직전에 모든 것이 뒤집힐 수 있는,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마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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