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 최초 '약물 허용' 대회가 라스베가스에 떴다
스포츠에서 가장 강력한 금기를 정면으로 깨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2026년 5월 24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그 실험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인핸스드 게임스(Enhanced Games)는 세계 최초로 공개 PED 허용을 내건 다종목 프로 스포츠 대회입니다. PED(성능 향상 약물)는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HGH), EPO처럼 운동 능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주는 약물로, 정식 스포츠에서는 도핑으로 분류돼 금지되는 바로 그 약물들입니다.
인핸스드 게임스는 이를 의료진 감독 아래 자유롭게 쓰도록 허용했고, 그 파격적인 컨셉 덕분에 개막 전부터 '스테로이드 올림픽'이라는 별명과 함께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실제로 대회가 공개한 임상 데이터를 보면 약물이 기본값인 무대라는 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출전 선수의 91%가 테스토스테론을, 79%가 성장호르몬을, 41%가 EPO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향상된 게임: 세계 기록이 몇 개 깨질까?
이 시장은 2026년 강화 게임에서 깬 세계 기록의 총 수가 명시된 숫자와 같거나 그 이상일 경우 "예"로 판별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시장은 "아니오"로 판별됩니다. 2026년 강화 게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거나 불완전하거나, 2026년 6월 7일 오후 11시 59분 ET까지 깬 세계 기록의 수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 이 시장은 "0"으로 판별됩니다. 주요 판별 출처는 강화 게임의 공식 정보(https://enhanced.org)이며,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출처의 합의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2. 약 쓰면 신기록 쏟아지겠지? 폴리마켓의 기대

대회의 가장 뜨거운 종목은 단연 데드리프트였습니다. 왕좌의 게임의 '산' 역으로 유명한 하프토르 비에른손(Hafthor Björnsson)이 자신이 2025년 9월에 세운 데드리프트 세계기록 510kg을 넘어, 515kg에 도전한다고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비에른손은 이 한 판을 위해 2026년 시즌 일정을 모두 비우고 아놀드 스트롱맨 클래식까지 건너뛰었습니다.
분위기는 "약물까지 허용했는데 기록이 안 깨지면 그게 더 이상하지"였습니다. 폴리마켓에 걸린 마켓들도 같은 기대를 가리키고 있었죠.
"비에른손이 510kg을 넘는 데드리프트를 성공할까?": Yes 63%
"비에른손이 후퍼를 이길까?" (1대1 대결): Yes 84%
특히 신기록이 몇 개나 나올지를 묻는 마켓에서는 '한 개도 안 나온다'를 가리키는 가격이 1% 미만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시장은 약물의 힘으로 최소 한 개 이상의 세계 신기록이 깨질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3. 뚜껑을 열어보니, 신기록은 단 하나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습니다. 데드리프트 무대에서 비에른손과 후퍼 모두 515kg을 들어 올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비에른손은 475kg을 성공시키며 맞대결에서는 승리를 챙겼지만, 자신의 기존 기록 510kg조차 넘지 못했습니다. 약물을 허용해도, 인간이 들 수 있는 무게의 벽은 그대로였던 것입니다.

전체 대회를 통틀어 공식적으로 깨진 세계 신기록은 단 한 개뿐이었습니다. 그리스 수영 선수 크리스티안 골로미브(Kristian Gkolomeev)가 50m 자유형에서 20.81초를 기록하며, 기존 기록 20.88초를 0.07초 앞선 것이 유일했습니다. 골로미브는 이 한 번의 기록으로 100만 달러(약 14억 원) 보너스를 가져갔습니다.
4. 약물이 전부가 아니다? 클린 선수들의 반란
이기는 데는 약물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걸 증명한 거죠.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약물을 전혀 쓰지 않은 '클린' 선수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테스토스테론과 스테로이드로 무장한 이 무대에서, 약물 없이 출전한 선수 세 명이 자기 종목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미국 단거리 선수 프레드 컬리(Fred Kerley)가 남자 100m를, 트리스탄 에벌린(Tristan Evelyn)이 여자 100m를, 헌터 암스트롱(Hunter Armstrong)이 남자 50m 배영을 가져가며 각각 25만 달러(약 3억 5천만 원)를 챙겼습니다. 에벌린은 경기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약물이 곧 기록이고 승리라는 공식은, 정작 약물이 허용된 무대에서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5. 신선한 혁신인가, 위험한 마케팅 쇼인가
기록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인핸스드 게임스가 남긴 파급효과까지 작았던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약물 허용을 노골적으로 내건 대형 이벤트가 처음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를 신선하게 보는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주최 측은 "우리가 세상을 바꿨다"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비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기존 스포츠계는 강하게 반발했고, 미국 반도핑기구(USADA) 수장 트래비스 타이가트는 이 대회를 두고 이렇게 못박았습니다.
원칙보다 돈을 앞세운 위험한 광대 쇼다.
"안전은 뒷전이고 마케팅만 앞세웠다",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졌습니다. 결국 인핸스드 게임스는 세계 신기록이라는 성적표 대신, '논란'과 '화제성'이라는 다른 성적표를 손에 쥐었습니다. 약물 허용이라는 금기를 깨는 순간, 스포츠와 바이오해킹과 마케팅이 한데 뒤섞인 새로운 장르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 대회가 앞으로 미국에서 비슷한 '약물 허용 스포츠' 행사를 더 불러올지, 아니면 일회성 마케팅 쇼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여러분은 이 이벤트를 어떻게 보시나요? 신선한 혁신일까요, 아니면 위험한 마케팅일까요?
✍️ TL;DR
세계 최초 약물 허용 대회 인핸스드 게임스에서, 출전 선수 91%가 테스토스테론을 썼지만 공식 신기록은 수영 1개뿐이었습니다.
폴리마켓 "비에른손 510kg 초과 데드리프트" 마켓은 개막 전 63%까지 올랐다가 0%로 정산됐습니다. 약물도 인간의 무게 한계는 넘지 못한 셈입니다.
약물을 쓰지 않은 클린 선수 3명이 우승하며, "약물이 곧 기록"이라는 공식이 의외로 빗나갔습니다.
📎 Sources
Only one world record 'broken' at divisive Enhanced Games — The42
Fred Kerley runs 100 meters in 9.97 seconds at Enhanced Games — ESPN
Enhanced Games 2026: How to Watch, Start Time, Odds & Predictions — SportsBettingDime
Are steroids the future? At the Enhanced Games, that future is now — ESPN
Polymarket Opens Bets on Las Vegas 'Steroid Olympics' — Brave New Coin
Polymarket — Enhanced Games: Hafthor Bjornsson Heaviest Deadlift Over 510 kg
Polymarket — Enhanced Games: Number of World Records Broken?








스포츠의 신성함을 무너뜨릴려고하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