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4일 오전 7시 17분. 서울시장 개표율이 93.84%를 지나던 그 순간, 13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앞서본 적 없던 오세훈이 정원오를 처음으로 따라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끝났다. 같은 시각, 미국에 서버를 둔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수천 명이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봤다. 정원오에 걸었던 외국인 베터들의 자산은 순식간에 녹아내렸고, 한밤중 '죽은 후보' 취급을 받던 오세훈을 헐값에 주워 담은 쪽은 그 종이쪽지가 1달러로 변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이번 지방선거가 남긴 진짜 이야기는 누가 당선됐느냐가 아니다. 무너진 출구조사, 그리고 그 틈을 정확히 베팅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1. 무너진 출구조사
밤 6시, 방송 3사 출구조사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판세는 정해진 듯 보였다.

서울시장은 정원오(민주) 51.4%, 오세훈(국힘) 46.0%로 정원오가 5%포인트 넘게 앞섰다. 대구시장은 김부겸(민주) 49.1%, 추경호(국힘) 49.9%로 보수의 심장에서 초접전이 펼쳐졌고, 경기 평택을 재선거는 조국(조국혁신당) 31.1%, 유의동(국힘) 30.6%, 김용남(민주) 30.3%로 조국이 1위였다.

그런데 개표함을 열자 결과는 모두 뒤집혔다. 서울은 오세훈 48.73%, 정원오 48.55%로 오세훈이 약 8천 표 차로 이겼다. 대구는 추경호 52.8%, 김부겸 46.2%로 추경호가 6만 표 가까이 벌리며 완승했다. 평택을은 유의동이 34.59%로 김용남(28.09%)과 조국(27.44%)을 모두 제치고 당선됐다. 출구조사 1위였던 조국은 3위로 주저앉았다.
세 곳 모두 출구조사가 민주당, 혹은 범여권 후보를 일관되게 띄웠다가 빗나간 것이다. 출구조사가 1~2%포인트 틀리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당선자를 거꾸로 찍는 수준의 오차가 한 선거에서 동시에 세 번 나왔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방법론의 한계다.출구조사는 원래 무서울 만큼 정확했다
방송 3사 공동출구조사(KEP)는 한때 '족집게'로 불렸다. 과장이 아니다. 역대 기록을 보면 그렇다.
선거 | 출구조사 예측 | 실제 결과 | 평가 |
|---|---|---|---|
19대 대선 (2017) | 문재인 41.4% | 문재인 41.1% | 오차 0.3%p, 적중 |
20대 대선 (2022) | 이재명 47.8 / 윤석열 48.4 | 이재명 47.83 / 윤석열 48.56 | 1위 오차 0.16%p, 거의 완벽 |
8회 지선 (2022) | 광역 17곳 중 16곳 당선자 예측 | 광역 16곳 적중, 교육감 17곳 전부 적중 | 대체로 정확 |
22대 총선 (2024) | 범야권 200석 안팎 | 범야권 192석 (민주+연합 175) / 국힘 108 | 범야권 과대, 국힘 과소 |
21대 대선 (2025) | 이재명 과반(50%+) / 김문수 40% 미만 | 이재명 49.42 / 김문수 41.15 | 격차 4%p+ 과대 |
9회 지선 (2026) | 정원오·김부겸·조국 우세 | 오세훈·추경호·유의동 당선 | 셋 다 역전 |
대선만 놓고 보면 2017년 0.3%포인트, 2022년 0.16%포인트로 소수점까지 맞히던 수준이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광역 17곳 가운데 16곳을 맞혔다. "출구조사는 원래 못 맞힌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정확했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균열은 2024년부터 시작됐고, 방향이 있다
문제는 최근 3연속 전국선거다. 2024년 총선, 2025년 대선, 2026년 지방선거에서 출구조사 오차에는 뚜렷한 방향성이 있었다.
2024년 총선에서 출구조사는 범야권을 200석 안팎으로 띄웠지만 실제로는 192석이었다. 서울 동작을에서는 류삼영(민주)과 나경원(국힘)의 경합으로 예측했으나 나경원이 8%포인트 차로 이겼고, 분당갑과 화성을, 양산을에서도 점친 적 없던 결과가 나왔다. 민주는 과대평가됐고 국힘은 과소평가됐다.
2025년 대선에서는 이재명을 민주당계 후보로는 처음으로 과반을 넘길 것으로 봤지만 실제 득표는 49.42%였다. 김문수는 40%를 밑돌 것으로 봤으나 41.15%를 얻었다.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이재명은 과대, 김문수는 과소 예측됐다. 역대 대선 출구조사 가운데 가장 큰 오차였다.
2026년 지방선거는 앞서 본 대로 서울, 대구, 평택을이 모두 민주와 범여권 후보를 띄웠다가 전부 뒤집혔다. 세 번 연속, 같은 방향이다. 비교해보면 정확했던 2022년에는 오차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았다. 그해 경기지사 출구조사는 오히려 국민의힘 김은혜를 우세로 봤다가 김동연(민주)에게 0.15%포인트 차로 졌다. 과거의 오차는 양쪽으로 갈렸는데, 최근 3년의 오차는 한쪽으로, 민주당 과대평가 쪽으로 쏠려 있다.
"어느 당에 유리하게 설계됐나"라는 질문에 대해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이 방향성을 의도된 설계나 조작으로 보는 것은 근거가 없다. 출구조사 기관이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설계했다는 증거는 없고, 무엇보다 출구조사가 민주당을 과대평가한다고 해서 민주당이 표를 더 얻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출구조사를 믿은 쪽이 막판 역전에 당했고, 폴리마켓에서 돈을 잃었다. 방향성의 진짜 원인은 방법론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첫째, 사전투표 보정의 구조적 한계다. 출구조사는 당일 투표소 앞에서만 직접 조사하고, 사전투표(이번에 약 35%, 통상 진보층이 더 적극적이다)는 별도 전화조사로 보정한다. 21대 대선 직후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밝힌 분석에 따르면, 바로 이 사전투표 보정치와 실제 개표 결과 사이의 괴리가 최근 오차를 키웠다. 사전투표 비중이 클수록 보정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진보 표심이 과대 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둘째, 열세 정당 지지층의 응답 회피다. 판세가 불리하다고 느끼는 정당의 지지층일수록 조사 응답을 거부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출구조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최근 수세에 몰린 보수층이 응답을 피하거나 당일 본투표로 결집하면서 보수 득표가 체계적으로 과소 측정됐을 수 있다.
설계된 편향이 아니라, 사전투표 시대에 맞지 않는 보정 모델과 응답의 비대칭이 만든 산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최근 들어 모두 보수에 불리하게, 곧 민주에 유리하게 작동했다는 것이 데이터가 말하는 바다.
베팅하는 사람이 가져갈 결론
이번 선거 이후 "출구조사는 사실상의 결과"라는 공식은 폐기되어야 한다. 특히 세 가지는 실전 규칙으로 새겨둘 만하다. 출구조사가 민주나 범여권을 5%포인트 이내로 앞세웠다면 실제로는 뒤집힐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출구조사 오차는 커진다. 다만 이것은 최근 3년의 패턴이지 불변의 법칙은 아니다. 2022년까지는 정확했고 방향도 중립적이었다. 핵심은 하나의 신호를 맹신하지 말고 확률로 사고하라는 것이다.
2. 본편 : 13시간을 버틴 언더독

오세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더독이었다. 선거 막판 서소문 고가차로가 붕괴하면서 민주당은 그의 안전 행정을 정조준했다. 출구조사는 그를 5%포인트 넘게 뒤진 패배자로 그렸다. 개표가 시작되자 상황은 더 나빠 보였다. 초반 그의 득표율은 정원오의 절반에 그쳤고, 종로 대왕빌딩에 차린 캠프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누구의 눈에도 진 선거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격차가 줄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강한 지역의 개표가 먼저 끝나고, 송파와 강동처럼 보수세가 강한 지역의 표가 뒤늦게 쏟아지면서다. 새벽 내내 두 후보는 8천 표 안팎을 두고 살얼음판을 걸었다. 7시 반으로 예정됐던 정원오 후보의 기자회견은 9시로 밀렸고, 오세훈 캠프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다시 모여들었다.

그리고 오전 7시 17분, 개표율 93.84%를 지나는 순간 마침내 골든크로스가 일어났다. 13시간 만의 역전이었다. 최종 집계 기준 오세훈은 약 241만 표(48.73%), 정원오는 약 240만 표(48.55%)를 얻었다. 두 사람의 차이는 8천여 표. 이 한 번의 역전으로 오세훈은 헌정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라는 기록을 썼다. 전국 판세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추미애가 경기지사에 당선되며 헌정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 됐고, 박찬대가 인천을 가져갔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취임 후 첫 전국선거에서 리더십을 입증했지만 서울을 내준 것이 숙제로 남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부산·경남에서 흔들리며 책임론에 직면했다. 그 압승의 물결 속에서, 서울만이 8천 표 차이로 떨어져 나간 외딴섬이 됐다.
3. 폴리마켓에서 벌어진 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짜로 돈이 끓어오른 곳은 개표소가 아니라 미국에 서버를 둔 예측시장 폴리마켓이었다. 폴리마켓에는 서울시장뿐 아니라 경기, 인천, 부산, 대구, 울산, 강원, 충남 등 주요 광역단체장과 정당 승자, 재보궐 의석수까지 한국 지방선거 관련 마켓이 32개나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배당은 개표 흐름을 따라 밤새 출렁였다.
서울시장 : 90%에서 휴지조각까지

서울시장 마켓은 폴리마켓 한국 정치 카테고리 사상 최대 거래량을 찍었다. 누적 거래액은 약 5,039만 달러, 우리 돈으로 77억 원에 달했다. 나머지 모든 한국 마켓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선거 전 이 시장은 현직 4선 프리미엄을 반영해 오세훈에게 한때 60%에서 90%대까지 높은 승률을 매겼다. 그러나 밤 6시 출구조사(정원오 +5.4)가 발표되자 분위기가 뒤집혔다. 개표 내내 정원오가 앞서면서, 한때 폴리마켓은 정원오의 승리 확률을 90%대까지 끌어올렸고 오세훈의 가격은 한 자릿수 센트까지 추락했다. 여기가 핵심이다. 정원오가 두 자릿수로 앞서던 새벽 구간, 오세훈은 사실상 죽은 후보로 거래됐다. 바로 그 바닥, 2센트 안팎에서 오세훈에 베팅해 1달러 정산까지 버틴 사람은 최대 50배 안팎의 수익을 거뒀다. 오전 7시경 오세훈이 득표율을 추월한 순간, 그의 승률은 약 45%에서 단숨에 급등했다. 베팅 금액이 승률에 연동되는 구조라 정원오에 걸었던 외국인 베터들의 자산은 순식간에 증발했다. 빨리 결과를 업데이트하라거나 사기 아니냐는 항의, 덕분에 크게 벌었다는 환호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아수라장이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마켓 전체 지도
서울만 출렁인 것이 아니다. 폴리마켓에 열린 주요 한국 지방선거 마켓을 거래량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배당은 개표가 진행되던 시점의 값이며, 거래량은 누적 기준이다.
마켓 | 누적 거래량 | 폴리마켓 우세(개표 중) | 실제 결과 | 배당 출렁임 |
|---|---|---|---|---|
서울시장 | 약 3,500만 달러 | 정원오 91% / 오세훈 10% | 오세훈 역전 당선 | 최상 |
경기지사 | 약 300만 달러 | 추미애 95% / 유승민 1% | 추미애 당선 | 거의 없음 |
인천시장 | 약 200만 달러 | 박찬대 95% | 박찬대 당선 | 거의 없음 |
정당 승자(광역) | 약 200만 달러 | 민주 98% / 국힘 2% | 민주 광역 12곳 압승 | 거의 없음 |
충남지사 | 약 100만 달러 | 박수현 94% / 김태흠 4% | 박수현 우세 | 낮음 |
부산시장 | 약 64만 달러 | 전재수 69% / 박형준 31% | 전재수 우세, 엎치락뒤치락 | 높음 |
강원지사 | 약 52만 달러 | 우상호 91% / 김진태 9% | 우상호 우세 | 낮음 |
대구시장 | 약 40만 달러 | 추경호 67% / 김부겸 34% | 추경호 역전 당선 | 높음 |
재보궐 PPP 의석수 | 약 3만 달러 | 3석 51% / 2석 38% | 한동훈 등 접전 | 중간 |
울산시장 | 약 1.8만 달러 | 김상욱 54% / 김두겸 44% | 김상욱 우세 | 높음 |
이 밖에 충북지사, 대전, 세종, 전남광주 통합시장 마켓도 열렸지만 거래량은 미미했다. 전남광주는 민형배(민주)와 이정현(국힘)의 대결이었고, 험지에 출마한 이정현은 11.68%에 그쳤다.
두 갈래로 갈린 마켓
마켓은 두 부류로 명확히 갈렸다. 초접전 지역은 배당이 밤새 롤러코스터를 탔고, 압승이 뻔한 지역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이었다.
배당이 출렁인 쪽은 서울, 부산, 대구, 울산이었다. 서울은 정원오가 개표 내내 앞서며 폴리마켓에서 90%대까지 갔다가 새벽 역전과 함께 무너졌고, 그 바닥에서 오세훈을 잡은 쪽이 50배를 가져갔다. 대구는 출구조사가 0.8%포인트 초접전으로 보고 개표 초반 김부겸이 5%포인트 넘게 앞섰는데도 폴리마켓은 추경호를 67%로 끝까지 유지했고, 결과는 추경호의 6만 표 차 승리였다. 부산은 현직 박형준(국힘)과 전재수(민주)가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배당이 출렁였다. 울산은 폴리마켓이 김상욱과 김두겸을 54 대 44, 거의 동전 던지기로 본 최고 박빙 마켓이었다.
반대로 배당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쪽은 경기, 인천, 충남, 강원이었다. 추미애(경기)와 박찬대(인천)는 출구조사 단계에서 이미 일찍 결판났고, 폴리마켓도 95%를 박아둔 채 그대로 정산됐다. 민주당이 광역 승자가 되느냐를 묻는 정당 마켓은 98%에서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폴리마켓이 남긴 세 가지
첫째, 거래량은 접전도를 따라간다. 서울이 3,500만 달러, 경기가 300만 달러였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돈이 몰렸고, 결과가 뻔한 곳은 베팅 메리트가 없어 거래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
둘째, 배당의 출렁임은 곧 그 선거의 접전도였다. 5 대 5에 가까웠던 서울, 부산, 울산, 대구는 개표 내내 와리가리였고, 90%대로 시작한 경기, 인천, 충남, 강원은 일직선이었다.
셋째, 폴리마켓은 출구조사보다 나았지만 만능은 아니었다. 대구에서 출구조사가 김부겸 초접전으로 본 동안에도 폴리마켓은 추경호 우세를 끝까지 유지했고 그것이 맞았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폴리마켓조차 개표 흐름에 휩쓸려 정원오 90%대까지 갔다가 틀렸다. 실시간 개표 데이터에 과민반응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과민반응이 50배의 기회를 만들었다. 하나의 신호에 올인하지 않고 확률로 사고한 쪽이 돈을 벌었고, 출구조사든 개표 초반 흐름이든 한 가지 신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쪽이 잃었다.
4. 조연들 : 반전이 반전을 낳은 밤
이날 밤은 서울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곳곳에서 출구조사를 비웃는 결과가 쏟아졌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는 무소속 한동훈이 1.7%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하정우(민주), 박민식, 한동훈의 3파전은 방송 3사 출구조사가 당선자를 점치지 못할 만큼 초접전으로 예측됐다. 한동훈은 초반 열세를 새벽 2시 무렵 막판 뒤집기로 따라잡았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보수를 재건하고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견제하겠다고 밝히며, 향후 보수 진영 재편의 중심에 섰다.
평택을에서는 국민의힘 유의동이 깜짝 당선됐다. 출구조사 1위였던 조국은 27.44%로 3위에 그쳤고, 양강으로 분류되던 김용남(민주)도 2위에 머물렀다. 범여권 단일화가 무산되며 표가 갈린 사이, 유의동이 34.59%로 4선에 성공했다. 출구조사 1위 후보가 3위로 떨어진 이 결과는 이번 선거 출구조사 불신의 가장 극적인 사례다.

충주에서는 124표의 기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이동석(40)이 50.05%, 5만2945표로 민주당 맹정섭(49.94%, 5만2821표)을 단 124표 차로 꺾었다. 한때 11%포인트까지 뒤지다 새벽에 역전한 결과라, 일부 지역 언론이 낙선 후보의 당선 인터뷰를 먼저 내보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동석은 충북 역대 최연소 단체장이 됐다. 세 곳 모두 공통점이 있다. 출구조사와 개표 초반이 가리킨 방향이 최종 결과와 정반대였다는 점이다.
5. 투표용지 부족, 재투표 공방, 그리고 44표의 통영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오점은 투표 당일 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였다. 서울 송파(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등)와 인천 등 일부 투표소에서 예상을 웃도는 유권자가 몰리며 용지가 동났다. 잠실2동 제6투표소는 오후 4시 30분부터 투표가 전면 중단돼 100명 넘는 유권자가 발길을 돌리거나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투표 시간이 밤 10시까지 연장됐다.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재투표 공방, 야당은 요구하고 선관위는 거부했다
결과가 8천 표 차로 갈린 서울시장 선거였던 만큼 정치권 공방은 즉시 격화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가 있고, 오후 6시 이후 투표는 개표방송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며 오염된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즉시 개표를 중단하고 재투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진우 의원은 노태악 위원장을 포함한 중앙선관위원 전원에 대한 탄핵 발의를 예고했다.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선관위의 부실 관리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면서도, 개표 중단과 재투표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새벽 입장문을 내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이번 사안이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개표 중단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현재로서는 재투표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야당의 요구와 선관위의 거부가 충돌하는 상태다. 법적으로 재선거까지 가는 문은 좁다. 선거 효력에 이의가 있는 후보나 정당은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관할 시·도 선관위에 선거 소청을 제기하고, 이후 대법원의 판단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제224조는 규정 위반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에 한해 무효 판결이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법조계 다수는 이번 용지 부족이 8천 표 차 결과를 뒤집을 만큼 영향을 미쳤음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거리에서, 그리고 통영에서
법적 절차와 별개로 거리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서울시장 등 주요 결과가 사실상 확정된 뒤에도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약 2천 표)은 이틀째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했다. 선거 무효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 약 35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투표소를 봉쇄했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경찰에 투표함 반출 협조를 요청했지만 대치는 계속됐다.

여기서 사실관계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용지 부족은 수요 예측에 실패한 행정 실패이지, 그 자체로 부정선거가 입증된 사안은 아니다. 시위대와 일부 정치권이 제기하는 선거 무효와 부정선거 주장은 현재까지 주장과 소송의 단계이며, 8천 표 차 서울시장 결과를 뒤집을 부정의 증거가 제시된 바는 없다. 다만 초접전 선거에서 행정 신뢰가 무너지면 결과에 대한 승복 자체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선관위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이 불복의 불씨는 서울에만 있지 않다. 경남 통영에서는 더 극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전·현직 시장의 리턴매치로 치러진 통영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후보가 3만3626표(48.97%)를 얻어, 3만3582표(48.90%)를 얻은 국민의힘 천영기 현 시장을 단 44표 차로 눌렀다. 충주의 124표보다 더 적은 격차다. 천영기 후보 측의 요청으로 통영시장 선거는 재검표가 진행 중이다. 초박빙이 만든 불복은 이렇게 전국 곳곳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6. 플레이북 : 다음 선거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이번 6·3 지방선거가 남긴 것은 세 줄로 정리된다.
첫째, 출구조사는 더 이상 결승선이 아니다. 당선자를 거꾸로 찍는 오차가 하룻밤에 세 번 나왔다. 5%포인트 이내는 전부 모름으로 봐야 한다.
둘째, 확률로 사고한 쪽이 이겼다. 폴리마켓의 50배는 운이 아니라, 하나의 신호에 올인하지 않은 사람에게 돌아간 보상이었다. 단일 여론조사나 출구조사가 아니라 여러 신호의 분포를 보라.
셋째, 초접전에서는 결과만큼이나 절차에 대한 신뢰가 변수다. 8천 표, 124표, 44표 차의 선거에서 용지 부족 같은 행정 사고는 결과에 대한 승복 자체를 위협한다.
새벽 7시 17분의 역전은 결국 확실해 보이는 것을 의심하라는 오래된 명제를, 가장 비싼 수업료로 증명한 사건이었다.







정성글은 개추박는다
하나도 못먹은게 너무 가슴이아프다
ㅋㅋㅋㅋㅋ 오세훈 개행복해보이네